1. 줄거리
베테랑 강력반 형사 서도철(황정민)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인물로, 특유의 능글맞은 성격과 강한 정의감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노련한 형사다. 어느 날, 그는 신진 그룹의 화물차 기사들이 부당 해고를 당하고 이에 항의하다 폭행당하는 사건을 접하게 된다. 이를 조사하던 중 신진 그룹의 오너 일가가 연루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특히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의 존재가 눈에 띄게 된다.
조태오는 대외적으로는 젊고 유능한 기업인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폭력과 갑질을 서슴지 않는 냉혈한이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오만한 태도로 살아가며, 기업 운영보다 권력과 폭력으로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서도철은 조태오의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수사에 착수하지만, 조태오는 자신의 돈과 권력을 이용해 경찰 수사를 방해하고, 심지어 서도철에게도 노골적인 협박을 가한다.
하지만 서도철은 이에 굴하지 않고 더욱 강하게 조태오를 압박한다. 조태오는 점점 궁지에 몰리자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며, 심지어 자신의 최측근들에게조차 잔혹한 폭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그의 잔혹함이 도를 넘어서자 내부에서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고, 결국 경찰과 언론이 그의 범죄 행각을 하나씩 파헤쳐나간다.
결국 서도철과 조태오는 정면으로 충돌하게 되고,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는 두 사람의 격렬한 육탄전이 벌어진다. 조태오는 자신이 항상 권력과 돈으로 벗어날 수 있다고 믿었지만, 끝내 법의 심판을 받게 되며 영화는 통쾌한 결말을 맺는다.
2. 출연진
황정민(서도철 역)
강력반 소속의 베테랑 형사로, 능글맞지만 강한 정의감을 가진 인물이다. 황정민은 이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연기하며, 특유의 유머와 강렬한 액션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특히 조태오와의 대립 장면에서 보이는 카리스마는 영화의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다.
유아인(조태오 역)
신진 그룹의 재벌 3세로, 기업 경영보다는 폭력과 권력 남용을 즐기는 악역 캐릭터다. 유아인은 기존의 재벌 3세 캐릭터들과는 차별화된 연기를 선보이며, 사이코패스적인 면모와 잔혹한 성격을 완벽히 표현했다. 그의 냉소적인 미소와 감정이 없는 눈빛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유해진(최상무 역)
조태오의 오른팔로, 그의 비리를 은폐하고 위기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유해진은 특유의 코믹하면서도 현실적인 연기로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했다.
오달수(오팀장 역)
서도철과 함께 일하는 형사로, 베테랑다운 노련함과 유머러스한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오달수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었다.
장윤주(미스 봉 역)
강력반의 홍일점 형사로, 거친 성격과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갖춘 캐릭터다. 장윤주는 첫 영화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인상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정웅인(윤 과장 역)
서도철과 함께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로, 냉철한 판단력과 신중한 태도를 가진 인물이다. 그는 서도철과 대립하면서도 결국 그의 정의감에 동조하며 수사를 도와준다.
3. 총평
베테랑은 통쾌한 권선징악 스토리와 빠른 전개, 그리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결합된 한국형 범죄 액션 영화의 대표작이다. 류승완 감독 특유의 역동적인 연출과 박진감 넘치는 액션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황정민은 특유의 능청스러우면서도 강단 있는 연기로 서도철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으며, 특히 유아인과의 대립 장면에서는 그 긴장감이 극에 달한다. 유아인은 기존의 재벌 3세 캐릭터를 뛰어넘어, 사이코패스적이고 잔혹한 악역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영화의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 그의 눈빛, 말투, 행동 하나하나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그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극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액션 영화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권력과 돈을 이용해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재벌들의 현실을 풍자하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 영화 속 조태오의 모습은 현실에서도 볼 수 있는 일부 재벌들의 부도덕한 행태를 떠올리게 하며, 이에 맞서는 서도철 형사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대리 만족을 선사한다.
액션 장면 역시 한국 영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심 속 추격전, 강렬한 타격감이 느껴지는 격투 장면, 그리고 리얼한 카체이싱 장면까지 모든 액션이 긴장감을 더하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벌어지는 황정민과 유아인의 격렬한 대결은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베테랑은 한국 범죄 액션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개봉 당시 1,34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강렬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명연기, 그리고 빠른 전개와 통쾌한 액션이 어우러져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